1. 메뉴얼 출생과 함께 시작된 고민
꽤 오랜 시간동안 메뉴얼을 서비스하면서 항상 고민하는 기능이 있었어요.
바로, 이미지를 여러개 선택해서 업로드 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1-1. 메뉴얼은 왜 이미지를 하나만?
메뉴얼 기획 초기에 타 일기 서비스와의 차별점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했어요.
사실 일기 서비스라는 것은 이미 많은 서비스가 출시되고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고,
오랜 시간 사용하던 서비스를 두고 메뉴얼로 오길 바라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어요.
그리고, 일기를 꼭 일기 서비스에서만 작성하라는 법은 없잖아요?
인스타에 비밀 계정을 통해서 올리기도 하고, 아이폰 기본 메모장, 노션 등 다양한 메모 서비스도 저희에겐 큰 부담이었어요.
특히 인스타그램처럼 사진이 주가 되고 싶지는 않았어요.
줄글과 겹쓰기를 형태로 일기를 "다시 읽는 것"에 대해서 집중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멀티미디어를 최소화하고 줄글을 작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위해 일기 작성 프로세스 간소화를 위해 꽤 많은 노력을 했어요.
날씨와 장소, 제목을 입력하지 않고 내용만 입력해도 일기를 작성할 수 있는 것도 위와같은 이유입니다.
1-2. 사진 하나가 주는 한계점
우리가 매일 반복하는 출퇴근, 등하교와 같은 일상은 사진이 필요 없거나 한 장이면 충분할 것 같아요.
하지만, 여행이나 기념일, 특별한 날에는 아침과 점심, 그리고 저녁에 촬영한 사진에서 오는 일기의 내용도 달라진다고 봤거든요.
"아침에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행복했지만, 저녁엔 비가 와서 너무 슬펐어"
위와 같은 하루를 표현하기에는 '한 장'만 업로드할 수 있었던 메뉴얼에게는 큰 한계점으로 다가왔어요.
그렇다고 유저가 직접 사진을 편집하고 한장으로 합칠 수 있는 편집 기능을 지원하는 것도 아니기에 큰 단점이라고 생각했어요.
줄글 작성을 메인으로 메뉴얼을 설계했지만, 실제 사용하다보니 '이미지 한 장'이 주는 한계는 명확했어요.
2. 한 통의 메일
2023년 7월 8일 메뉴얼을 통해 개발자에게 문의할 수 있는 채널을 통해서 한 통의 메일이 왔습니다.
이전까지는 저희가 "불편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가설을 세우고 있던 단계라고 한다면,
이 메일을 받고 나서는 "개선 포인트"가 되었고 다음 업데이트(2.2.3)을 통해서 개선하고자 했어요.
3. 무엇을 개발해야 할까
이미지를 여러 개 선택하는 UX는 복잡한 편이 아니었습니다.
약간의 GUI 변경과 이미지를 여러개를 선택하는 스크린이 하나 추가되었을 뿐이었어요.
사실 많은 요구사항도 아니었고 크게 복잡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능을 개발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주말 4-5시간 씩 투자해서 2-3주면 충분히 모든 기능을 개발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였어요.
- 여러 개의 이미지를 업로드할 수 있도록 Picker 개발
- 업로드된 이미지의 첫 이미지는 썸네일
- 2개 이상 업로드한 경우, 터치한 이미지가 썸네일로 변경
- 꾹 누르고 드래그하면 이미지의 업로드 순서 변경
- 이미지 개별 삭제
- 이미지 전체 삭제
3-1. 마이그레이션
예상대로 되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가장 큰 문제는 마이그레이션이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메뉴얼은 여러 개 이미지를 업로드할 수 있는 환경을 예상하고 개발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의 이미지를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최적화가 되어있었기 때문에, 여러 개 이미지를 업로드하고자 한다면 DB부터 이미지 저장을 위한 폴더링부터 처음부터 해야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어요.
마이그레이션 과정에서 사용자가 오랜 시간 작성한 일기가 마이그레이션 실패로 날라갈 수도 있기때문에
마이그레이션을 위한 개발 기간이 약 1달 이상 소요되었어요.
3-2. Menual 폴더 구조
사실 이 폴더 구조의 문제점은 출시 전에도 인지하고 있었던 문제였습니다. (언젠가 고치는 날이 올 것이다)
출시를 더이상 미룰 수 없는 당시의 상황때문에 하나의 폴더에 몰빵한(?) 구조로 우선 출시를 진행했는데요.
이미지 여러개 첨부를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각 일기마다 폴더를 생성해 관리할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마이그레이션 및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 하나의 폴더로 사용하게 된다면,
특정 일기의 이미지 1개만 삭제하기 위해서 전체 일기의 이미지를 모두 참조하면서 찾아야 하는 문제가 있었어요.
300개의 이미지가 있는데, 그 중 1개만 삭제하기 위해서는 300개 이미지를 하나하나 뒤지면서
삭제하기 위한 이미지를 찾아야 하기때문에 성능 상의 이슈도 함께 나타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실제로 하나의 폴더에 몰빵한 최초 앱에서는, 앱 실행속도도 현저히 느려지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각 일기마다 폴더로 관리하게 되면서, 앞으로 동영상이나 음성 및 다양한 데이터를 일기 단위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도 함께 마련되었습니다.
5. 147일의 여정
출시 초기부터 팀원과 함께 고민했던 부분이 실제로 유저가 느끼는 불편함이라는 것을 메일로 알게 되고,
이를 업데이트를 통해 문제점 해결하는 147일의 여정이 마무리 됩니다.
이미지 1개 업로드가 가능한 것을 단순히 10개로 늘리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 팀원 모두가 빨리 개선이 가능한 아이템이라고 생각했어요.
늘 그렇듯 새로운 변수는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실제 기능 개발은 2주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실제 유저에게 딜리버리 되는 과정은 2달이 넘게 소요되었어요.
그 과정에서 앱을 수 백번 지웠다 깔면서, 앱 업데이트할 때 일기의 데이터가 날라가지는 않는지,
마이그레이션 과정에서 꼬이는 문제가 없을지,
백업/복원 기능에는 영향이 없는 지 몇 번을 반복 테스트했는 지 모릅니다.
우리가 사는 공간(3D)에 시간이 부여되면 4D가 된다고 하잖아요.
메뉴얼이라는 공간에 여러 사진을 함께 업로드하면서 과거의 여정들을 사진과 함께 탐험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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